2004/09/06 14:00
우울증 걸린 올림픽 꿈나무
“지난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다음날, 한국 공무원들은 주한 외국인 기업, 투자자들을 하나하나 접촉해 곧 상황이 안정될 것이니 염려 말라고 말해줬습니다. 다른 어떤 아시아 국가도, 이미 선진국이라는 일본까지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이만큼 신경을 써주지 않습니다. 이곳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각별한 데는 까닭이 있는 거죠. 그런데 정말 궁금한 건, 한국 사람들 스스로는 왜 그리 자신감이 없는지요? 왜 뜬금없는 경제위기론이 무성한가요?”
여름방학 동안 뉴욕 맨해튼의 금융 리서치회사에서 신흥 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일하며 돌아본 한국은, 우울증에 걸린 올림픽 꿈나무였다. 주변 친구들이 아무리 격려하고 칭찬해 줘도 두 귀를 꽉 틀어막고는 “나는 이제 틀렸어”라며 자학하는 가엾은 금메달 유망주였다.
#1. 비관론의 재생산 구조
“한국이 위기라고들 하는데, 절대 빈곤이 심각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습니까? 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있습니까?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보입니까?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입니까? 왜 한국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가요? 원래 애국적인 민족 아닙니까? 좀 이해시켜 주세요.” 함께 일하게 된 이코노미스트는 처음부터 궁금한 게 많았다.
요즘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에게 가장 탄탄하게 성장한 한국 사람들이 왜 비관적인지를 매우 궁금하게 생각한다. 함께 일하는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한국을 비교했다. 중국의 빈곤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국영기업에서 일하지 않는 종업원들의 ‘숨겨진 실업’ 문제도 언젠가는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터질 화약고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도 여전히 문제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이런 예를 들어 중국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걱정해 주는 건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중국인들은 안심시키느라 바쁘다.
그런데 한국은 정반대라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누구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던 위기론을 한국인들이 먼저 퍼뜨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월스트리트도 뒤따라 걱정하기 시작했다. “외국인들만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아닌가요?” 한국 투자자들은 항상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거꾸로 월스트리트는 한국인들의 동향을 가장 관심 있게 눈여겨본다. 한국인들만 아는 숨겨진 비밀을 캐기 위해 한국 뉴스도 찾아보고 한국인들을 직접 접촉하기도 한다. 주요 접촉선은 주로 대기업 임원이거나 정부 고위 관료이거나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의 기자들이다. 이른바 여론주도층이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요즘 만나는 한국인들이 전하는 소식은 거의 저주에 가까운 자학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위기론을 제기한다. 상상하기 힘든 거친 표현으로 정부를 비난한다. 정부 관료들도 예전보다 자신이 없어 보인다. 한국 주요 신문들의 기사를 봐도 마찬가지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영문 서비스를 하는 2∼3개의 신문을 봐도 내용은 한국 여론주도층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인 입에서 나온 비관론은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보고서에 그대로 옮겨지곤 한다. 믿을 만한 한국인이 하는 말이니까 보고서에 쓰면서도, 스스로 되묻기도 한다. “믿을 만한 사람들이 다들 정부정책이 좌편향적이라고 하니 그게 맞는 얘기인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 어떤 정책이 그렇다는 거죠?”
그러니 외신에 등장한 내용이나 증권사 보고서를 보고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라며 대문짝만하게 되받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은 사실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 우스꽝스러운 건 그렇게 되받아 쓴 대문짝만한 기사를 보고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유력 언론이 이렇게 쓰다니 분명 뭔가 있다’면서 다시 깜짝 놀란다는 거다. 물론 웃고 있을 일이 아니다. 이렇게 재생산된 비관론이 어느 순간 부메랑처럼 날아가 한국 경제의 목을 겨누고 있다.
#2. 일본도 남미도 아니다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월 스트리트에서 한국 경제는 떠오르는 동양의 진주였다. 외환위기에 뒤이어 기적처럼 이어진 고속 성장세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처지면서 종착역에 다다르는가 싶더니, 올해 다시 5%대 성장률을 예고하면서 탄탄함을 과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에서는 “남는 돈 있으면 무조건 한국에 투자해라. 기다리기만 하면 두 배는 간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돌았다고 한다. 정작 한국인들이 망설이는 동안에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끊임없이 사들인 이유는 분명했다.
“지난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다음날, 한국 공무원들은 주한 외국인 기업, 투자자들을 하나하나 접촉해 곧 상황이 안정될 것이니 염려 말라고 말해줬습니다. 다른 어떤 아시아 국가도, 이미 선진국이라는 일본까지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이만큼 신경을 써주지 않습니다. 이곳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각별한 데는 까닭이 있는 거죠. 그런데 정말 궁금한 건, 한국 사람들 스스로는 왜 그리 자신감이 없는지요? 왜 뜬금없는 경제위기론이 무성한가요?”
여름방학 동안 뉴욕 맨해튼의 금융 리서치회사에서 신흥 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와 함께 일하며 돌아본 한국은, 우울증에 걸린 올림픽 꿈나무였다. 주변 친구들이 아무리 격려하고 칭찬해 줘도 두 귀를 꽉 틀어막고는 “나는 이제 틀렸어”라며 자학하는 가엾은 금메달 유망주였다.
#1. 비관론의 재생산 구조
“한국이 위기라고들 하는데, 절대 빈곤이 심각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습니까? 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있습니까?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보입니까?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입니까? 왜 한국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가요? 원래 애국적인 민족 아닙니까? 좀 이해시켜 주세요.” 함께 일하게 된 이코노미스트는 처음부터 궁금한 게 많았다.
요즘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에게 가장 탄탄하게 성장한 한국 사람들이 왜 비관적인지를 매우 궁금하게 생각한다. 함께 일하는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한국을 비교했다. 중국의 빈곤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국영기업에서 일하지 않는 종업원들의 ‘숨겨진 실업’ 문제도 언젠가는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터질 화약고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도 여전히 문제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이런 예를 들어 중국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걱정해 주는 건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중국인들은 안심시키느라 바쁘다.
그런데 한국은 정반대라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누구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던 위기론을 한국인들이 먼저 퍼뜨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월스트리트도 뒤따라 걱정하기 시작했다. “외국인들만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아닌가요?” 한국 투자자들은 항상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거꾸로 월스트리트는 한국인들의 동향을 가장 관심 있게 눈여겨본다. 한국인들만 아는 숨겨진 비밀을 캐기 위해 한국 뉴스도 찾아보고 한국인들을 직접 접촉하기도 한다. 주요 접촉선은 주로 대기업 임원이거나 정부 고위 관료이거나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의 기자들이다. 이른바 여론주도층이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요즘 만나는 한국인들이 전하는 소식은 거의 저주에 가까운 자학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위기론을 제기한다. 상상하기 힘든 거친 표현으로 정부를 비난한다. 정부 관료들도 예전보다 자신이 없어 보인다. 한국 주요 신문들의 기사를 봐도 마찬가지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영문 서비스를 하는 2∼3개의 신문을 봐도 내용은 한국 여론주도층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인 입에서 나온 비관론은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보고서에 그대로 옮겨지곤 한다. 믿을 만한 한국인이 하는 말이니까 보고서에 쓰면서도, 스스로 되묻기도 한다. “믿을 만한 사람들이 다들 정부정책이 좌편향적이라고 하니 그게 맞는 얘기인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 어떤 정책이 그렇다는 거죠?”
그러니 외신에 등장한 내용이나 증권사 보고서를 보고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라며 대문짝만하게 되받아 보도하는 한국 언론은 사실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 우스꽝스러운 건 그렇게 되받아 쓴 대문짝만한 기사를 보고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유력 언론이 이렇게 쓰다니 분명 뭔가 있다’면서 다시 깜짝 놀란다는 거다. 물론 웃고 있을 일이 아니다. 이렇게 재생산된 비관론이 어느 순간 부메랑처럼 날아가 한국 경제의 목을 겨누고 있다.
#2. 일본도 남미도 아니다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월 스트리트에서 한국 경제는 떠오르는 동양의 진주였다. 외환위기에 뒤이어 기적처럼 이어진 고속 성장세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처지면서 종착역에 다다르는가 싶더니, 올해 다시 5%대 성장률을 예고하면서 탄탄함을 과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에서는 “남는 돈 있으면 무조건 한국에 투자해라. 기다리기만 하면 두 배는 간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돌았다고 한다. 정작 한국인들이 망설이는 동안에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끊임없이 사들인 이유는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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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 그리고 박승 한은총재가 말해줬던 것..
도대체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나?
다들 스스로 우리나라 안좋다고 자학하니 위기감이 계속되는 것이지..
체감경기라는건 철저히 주관적인 것 아닌가..
이글 어디서 본것 같은데... 출처 좀 밝혀주셈^^
[김강] 맨 밑에 적었자너..^^
Economy21 215호에 나온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