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난지 2달이 넘었다. 예전같았으면 뉴스 듣기도 힘들텐데, 인터넷 덕분에 한국 관련 뉴스를 정말 자주 본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 뉴스를 보면 답답하다 못해 그냥 인터넷이 없어서 내가 아예 소식을 안 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법에 대해 잘 모른다. 수사 지휘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번에 알았고,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작년에 국보법 폐지안 통과 난리치는 것을 보아서 그때야 조금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헌법재판소라는 존재 또한 탄핵처리와 수도이전특별법 처리 당시에 알게 되었다. 즉, 2년이라는 시간이 내가 사법부에 대해 아는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법에 관한 이야기는 쓰지 않으려 한다.

강정구 교수의 발언.. 한 사람의 발언의 내용을 보려면 그 사람의 말을 따온 기사를 보면 안되고 그 사람이 한 말의 전체를 보아야 한다. 그것이 비평의 기본이고, 이해의 기본인 것이다. 하지만, 요즘 신문에 나오는 말들을 보면 마치 각주에 각주에 각주에 각주를 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쉽게 얘기해서 말꼬리만 잡는다는 거다.

"한국 전쟁은 통일 전쟁이다" 이 논리가 뭐가 잘못됐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왜 검찰과 언론에서는 '통일전쟁'이라는 말에 "좋은 것"이라는 가치판단을 하는지 모르겠다. 1950년 당시 북한이 남한을 침공하여 통일을 하려고 했으니까 '통일전쟁'이 아닌가? 왜 침략전쟁이 아니라 통일전쟁이냐고 하는데 그 두 단어가 어떻게 서로 상반되는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강교수의 이론의 모든 부분에 100% 찬성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 어떻든 간에 그 사람을 빨갱이로 보고 싶다면 보는 것은 상관이 없다. 그런데 그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등의 행위는 무엇을 바라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치사했단 말인가..

그들이 그렇게 부르짖고 목숨을 다해 사수하려고 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어떤 특정 교수의 수업을 듣는 자에게 불이익이 가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인지 의심이 들 뿐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전면전을 선포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검찰 총장이 외압에 굴복하기 싫다며 사표를 냈다. 그리고 퇴임식때 외압에 흔들리지 말라고 부탁을 했고, 어떤 사람은 울면서 그를 보냈다. 한국 사회는 이상한 것이 정의롭게 보이고, 오히려 더 당당할 수 있는 사회인 것 같다.

언제나 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될까?
일제시대때부터 만들어온 '상식'비틀기가 참 길게 지속되는 것 같다.
친일 + 숭미 + 반공 + 이기심 = 자유 + 민주
이 공식이 성립이 되는 사회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Posted by Mo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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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0/17 19:58

    가끔씩 미국에 있는 한인신문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 못해 웃기기까지 한다. 그들 앞에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를 가져다 놓으면 조선과 동아는 매우 진보적(?)인 언론이 된다. ㅎㅎ
    하지만, 자신들의 주장에 하나님을 끌어들이며 하나님이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인양 말하는 태도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

  2. 2005/10/17 22:13

    그러게. 군대있을 때 친미시위(Pro-america demonstration) 한다고 경계 강화되어서 근무 나갈때 시위 상황 메모랜덤을 보면 항상 친미시위 주체는 이상하게 Christian이 붙는 단체들이었다. 동대문에서 근무설 때 광화문에서 12-3시 Anti, 3시 5시 Pro American demonstration을 한 적이 있었는데 대한민국은 참 다이나믹한 곳이라는 것을 그때 새삼 느낀 기억이 난다.

    • 2005/10/18 01:29

      미국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한국 기독교가 세워지기도 했고, 미국 목사님의 청원으로 한국에 미군이 파병됐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에게 미국은 소중한 친구이지.. 또한 공산주의의 유물론은 기독교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에 반공논리 또한 기독교와 잘 융화될 수 있었지.. 나도 이점은 인정하고..
      하지만, 그런 역사를 몇몇 소수의 보수적 생각을 가진 분들이 집회등의 방법을 통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보는거야.
      집회를 하기전에 하나님 앞에서 좀더 겸손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좋겠는데 그래서 아쉬워..

  3. 2005/10/18 09:19

    정말 도대체 이 나라는 언제쯤 이성이 통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될련지 걱정스럽다.. 역사에 대해 무지해서 식민사
    관이니 민족사관이니 잘 모르고 강교수의 발언에 반대하는부분도 많지만 이번사건은 떳떳치못한 친일압잡이들의 탄압이라고밖에는 안보여진다..

    도대체 자유와 민주는 어디에있는지..민주 투사들이 당신들의
    젊은혼을 다해서 일구어놓은 자유와 민주는 어디에있는지..

    강교수를 떠나서 학문을 연구하는곳에서 학자가 가치판단도 맘대로 내리지못하고 학설도 언론을 두려워하며 기어야하나?

    한상범 교수님의 말을 생각해보면 우리사회는 소크라테스나, 졸다뇨 브루노같은 용기있는 선각나들은 없고 국가보안법이나
    운운할줄아는 만용만 아는 사람들만 득실거리니...

    매카시즘의 논리는 언제까지 우려먹을련지 원..

    정환아 시간나면 한상범 교수님 글 추천한다...

    공부는 잘되냐? ㅎㅎ

    • 2005/10/18 17:17

      오늘 학교에서 Socialist Workers 라는 학생단체가 팜플렛을 나눠주면서 Capitalism의 대안으로 Socialism을 미국에 실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더군..
      우리나라 같았으면 바로 '구속'되어 '국보법'으로 엄하게 다스렸겠지?
      매카시즘의 원조인 미국에서는 멀쩡하구먼, 한국은 왜 저리 난리일까? 청출어람이라 할 수 있겠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