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으면서 황우석 교수 연구에 대한 PD수첩의 의혹제기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접하게 되었다. 솔직히 PD수첩의 방송을 본적도 없고, 황우석교수의 논문 내용이 뭔지도 잘 모른다.. (어렵다.. @.@)

무서웠던 것은 집단광기적인 현상이었다. '국익우선', '국익주의'가 얼마나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지 나타내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경제가 안좋은 상황에서 나타난 '황우석'이라는 과학자가 한국을 몇십년간 먹여살릴 수 있다는 언론의 포장효과가 제대로 먹혀들어간 것이다. 마치 '삼성은 한국을 먹여살리는 기업이기 때문에 건들면 안된다'라는 논리와 딱 똑같은 것이다.

언론이 왜곡된 의도를 가지고 한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라면 지적받아야 마땅하겠지만, 실험 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마녀사냥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정말 문제라고 생각된다. 설령 연구가 더 진행이 되고 지금보다도 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공했을때 잘못된 방법으로 실험을 한 것이 들통하면 어쩔 것인가. 어짜피 맞아야 할 매였다면 미리 맞고 시작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지난 50년간 '국익'이라는 논리에 국민이 많은 것을 희생하며 지내왔었다. 군사독재도 견디고, 나라가 부도나서 금붙이를 다 팔아치우고.. '국익'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 것이다. 어찌보면 하나의 허황된 상상에 불과한 '국익'이 이제는 과학계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 가치를 두어야 할 '윤리'의 문제는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다.

이러면서 비 위생적인 음식물을 만들어 내는 '윤리'의식 없는 기업에 대해서도 히스테리를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나라가 윤택해지는 것이라면 '윤리'는 필요없는데, 나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에는 '윤리'가 필요하다는 것인가?

어쨌든.. 이번 사태는 우습게도 PD수첩의 '비윤리적인 취재태도'로 결말을 내게 되었다. MBC로서는 먼저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는 길이 생겨서 오히려 다행으로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한쪽에서 '너 잘못했잖아'라고 지적했더니, 반대편에서 '너도 잘못했잖아'라고 응수를 해서 원래 잘못을 지적했던 사람만 꼬리를 내리고 정작 제기되었던 문제는 그냥 묻히게 되는 것 같다.

사회가 이렇게 '돈'을 추구하게 되니까 의대, 법대, 경영대로만 사람이 몰리는게 아닌가.. 그런 가운데 나온 천재 과학자를 치켜세워 줌으로 자신들의 과학기피 태도을 숨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맘몬'신은 정말 무서운 것 같다..
Posted by Mo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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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10 13:01

    물론 MBC가 언론의 책임인 비판의식에 충실하여 황우석 교수의 연구 과정의 윤리적 문제를 짚고 넘어간거.. 그건 마땅히 해야 될 일이라고 봐..
    그렇지만.. 거기까지만 그쳤으면 좋았을텐데..
    일개 언론사 PD가 자기네들이 "과학적으로" 검증한 결과를 가지고 조작이니 아니니 운운하는거는.. 정말 오만의 극치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듯 싶어.
    그냥 의혹 제기수준에서 그치고.. 과학계의 검증을 촉구한다.. 정도로 했으면 세련된 것이었을텐데..
    우리 나라의 언론 권력이 정말 무서운줄 모르고 날뛰는 듯한 모습을 이번에 본 거 같아 정말 두려울 따름이지..
    자기네들 말한마디에 세상이 바뀌는 것을 오히려 즐기는 잔학성이랄까.. 일종의 새디즘?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문화는 정말 없애버리고 싶다.
    네티즌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서 엄청난 광풍을 몰고 오는거.. 정말 매카시즘적인 모습 아니겠냐..
    아무런 생각없이 쏟아내는 말의 홍수.. 거기에 다친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잠잠해지는 말들..
    정말 너무 무섭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플라톤이 말한 중우정치란게 이런게 아닐까..
    앞으로의 우리 사회를 망치는 길이 정치 말고도 이 네티즌들이 아닐지.. 걱정된다.

    • 2005/12/10 17:56

      흠 그럴까? MBC에서도 나름대로 과학자들을 만나고 해서 꽤 전문성을 얻었는데 말이지..
      황우석 교수팀과 국민들의 태도가 더 한심하지
      '사이언스'지에 올려서 검증 받았는데 무슨 검증이 더 필요하냐라는 태도..
      '사이언스'지는 여러 논문잡지 중의 하나일 뿐인데 마치 그것이 절대진리를 말해주는 양 떠든 것이 우습지..

      만약에 MBC가 의혹을 제기하고 과학계의 검증을 바란다.. 이랬으면 더 난리 났을껄? 검증도 안됬으면서 괜히 딴지 잡는다고.. MBC가 한 의혹 제기는 정당한거라 생각한다. MBC에서도 과학자들 섭외하고 최대한 노력한 것으로 보이니..

      네티즌 문화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알만한 사람들은 그 저급함을 다 아니..

  2. 2005/12/17 00:12

    최승호와 한학수는 언론인으로서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되는 범위까지의 충분한 태도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비록 과정의 실수가 있었을지언정.(그들은 최소한 황교수처럼 비겁하게 숨지 않고 시인했다)
    목 말처럼 물음이 불온하다고 답을 외면하는 황교수ㅡ 그리고 의찬이 말처럼 보수언론에의 노출로부터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해왔던 네티즌들(상당수가 아직 사고의 성숙함으로부터 유연하지 못한 초,중,고딩들일지라도). 그리고 적절한 때에 나와주지 못한 언제나 미온적인 정부... 어느 한 곳에만 문제가 있었더라면 사태는 금방 해결됐겠지.
    박정희같은 지도자를 여전히 추억하는 이 나라에 그나마 두 피디가 훌륭한 자정작용을 통한 국가적 희망을 보여준 거 같다. 2000년 마이니치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