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문정인 교수님의 "국가 안보와 정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국정원'의 과거문제에 대해서 엄청나게 토론을 하고 많은 조사도 했던 기억이 난다. 마침 그 수업을 듣는 와중에 국정원에서 "과거사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를 만들어서 7대 규명과제를 내걸었었다.

그 7대 규명과제는 다음과 같다. (시대순 나열)

7대 규명과제 보기(클릭)..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런 일이 불과 3~40년 전에 자행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 국가'라는 곳에서 자행되었던 사건들이다. 1~5번의 사건을 많은 사람들이 향수를 느끼는 '그 분' 시절에 일어났던 사건들이고, '그 분'의 심중을 꿰뜷고 있던 중앙정보부장(現 국정원장)이 진행을 시킨 사건들이다.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은 국제사회에서도 '사법살인'이라고 비판받았을 정도로 잔인한 사건이었다. 사형 선고 뒤 18시간만에 사형을 집행하는 상식적으로 생각될 수 없는 사건이다. 이런 사건이 20년간 그대로 묻혀있었다니 우리나라가 정말로 '민주화'되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국가정보기관은 모든 일을 비밀리에 하고 그 조직의 목적상 흔히 말하는 '어둠의 일'들을 많이 해야하는 '원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사용되었던 방법은 목적상의 '국가'정보기관이 아닌 대통령의 '개인'정보기관이었기에 비판받아 마땅하다.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해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사회적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어 유리한 위치를 갖게 하는 방법이 그들의 주임무였던 것 처럼 보일 정도이다.

문제는 지금의 국정원이 과거의 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태생적인 한계인 원죄를 안고 있기에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어느정도 각오하기도 했겠지만, 지금 국정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열정을 깎아 내릴 정도의 국정원에 대한 비판은 삼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정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나쁜 일들이 자행되었던 그 시절에도 국정원은 경제 발전을 위한 많은 project들을 추진하고 있었고, 실제로 이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功)은 드러나지 않고 과(過)만 드러나는 것이 정보기관의 속성이다. 100번 잘해도 1번 못하면 뭇매를 맞는 것이 당연하다. 100번 잘 한것은 비밀이니까.. 감수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원장이 1주일에 한번 독대하여 보고하는 자리마저 없애고 비서관이나 다른 사람들 동석시킨 뒤에 보고를 받는다고 한다. 그만큼 국정원의 사설기관화를 경계한 것이다. 이정도 되었으면 과거의 국정원 모습과 지금은 다르다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과거사는 우리의 지난 아픈 부분이기 때문에 덮어야 할 대상이 아니고, 국정원이 더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할 족쇄이다. 과거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그 사실이 드러나야 하고, 국민들에게 사실이 어땠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근,현대사에 대해 가르치치 않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사실 6.25, 경제발전, 민주화 이거 빼고 배우는거 있나 모르겠다. 국사시간에도 대충 가르치고 넘어가는 부분이다.)

앞으로 남은 DJ 납치사건, KAL기 폭파사건, 동백림사건, 중부지역당 사건의 발표를 기대해 본다. 드러내기 힘들고 아픈 사건이라도 훌훌 털고 넘어갈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이상 과거의 것으로 얼굴 붉히지 말자. 피해자는 용서하고, 가해자는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끝냈으면 좋겠다.
Posted by Mo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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