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예전에 6개월 살았었지만 그때는 임시로 기숙사에 살았었기 때문에 미국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적으로 볼 기회는 적었다. 이번에 약 3주간 '이사'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보게 된 미국(보스턴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생활을 적어보려 한다.

  일단 이곳 보스턴은 학생이 많은 도시라는 점이 중요하다. University, College, Community College 다 합쳐서 약 60여개의 학교가 몰려있다고 하니, 과히 주요 산업(?)이 교육이라고 할 만 하다. 미국 학생들은 보통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대부분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해서 살던지 아니면 기숙사에서 산다. 그래서 매우 이사가 잦고 학기 시즌과 방학 시즌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 듯 하다.

  1. 1회용 가구

  미국이 1회용품을 많이 쓰는 나라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가구까지 1회용품으로 사용할 줄은 몰랐다. 이사가 잦아서인지 조립가구들이 많고, 또 조립을 한 뒤에 재조립은 불가능한, 즉 버려야 하는 가구들이 대부분이다. 유학생 가구점이라 불리우는 IKEA 가구들이 대표적이다. 일단 겉으로 봐서는 굉장히 simple 한 합판 또는 톱밥 뭉친 판 재질로 만들어져 있는데, 가격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조립을 할때 대부분 나무에 직접 나사를 박기 때문에 한번 조립을 했다가 해체를 하면 다시 조립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보스턴 주택이 오래돼서 입구 및 복도 통로가 좁은 것을 고려해보면 조립된 물건 자체를 밖으로 운반하기는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냥 버린다. ㅡ.ㅡ;


  2. 수십년 된 가구

  앞에 바로 1회용 가구를 적어 놓고 이건 또 무슨 모순되는 얘긴가 싶지만, 중고 물품 나오는 것들 중에서 잘 살펴보면 수십년된 가구들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보통 보스턴 외곽 거주지의 부자동네에서 나오는 물건들인데, 오랫동안 관리를 한 가구들이다. 미국 사람들은 은근히 물건 보수/관리 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하다. 그래서 오래된 물건이라 해도, 칠을 다시하고 수리하고 해서 새것과 같이 사용을 한다. 물론 이런 물건들은 만들어질 때부터 IKEA 같은 물건과는 전혀 다르게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진다.


  3. 저렴한 화물차 렌트비

  이사를 자주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차라는 것이 워낙 보편화 되어서인지 화물차 렌트비도 매우 저렴하다. 대표적인 U-Haul의 경우 화물밴 하루 렌트비가 $20 정도(마일당 $0.59 추가)인 것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일반 차량 뒤에 매달고 다닐 수 있는 콘테이너 rent만도 따로 해준다. 확실히 인건비가 들어가면 비싸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포장이사와 같은 것은 어느정도 거리 내에서는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다.


  4. No BUG

  오래된 도시인 보스턴에는 바퀴벌레, 진드기 등과 같은 벌레가 많다. 그런데 이사가 잦다 보니 이사짐, 특히 가구에 붙어서 벌레가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downtown으로 가구를 옮길 때에는 어떤 건물에서는 벌레 방역을 받았다는 증명을 받아야 가구 반입이 가능하다고도 한다. 그리고 종종 이사를 하면서 가구를 밖에다 그냥 버려 놓는데, 그걸 주워가는 사람들에 의해 벌레가 옮겨가기도 한다. 그래서 시 당국에서 정기적으로 순찰(?)을 하면서 그런 가구에 딱지(?)를 붙여 놓기도 한다.


  5. 중고 시장의 활성화

  처음에는 방 알아보는 것 때문에 접속하게 되었던 www.craigslist.com 이 이곳에 와서는 중고장터 용도로 바뀌었다. 한국에서 naver 벼룩시장 같은 것을 이용했었는데, 이곳은 정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웹사이트였다. 단순히 중고장터 뿐만 아니라 job광고, 집, 심지어는 사람을 찾는 거까지 거의 모든 삶을 포괄하는 사이트였다. 또 한인들 커뮤니티인 www.bostonkorea.com 이곳도 이사철이 되면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귀국하는 사람들이나 이사하는 사람들이 물건을 팔고 또는 주고 가기 때문에 괜찮은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여튼 유동성 많은 사회이기 때문에 moving sale 이라는 것이 특정시기에 활성화 되는거 같다..


  6. 9월 1일 이사

  보스턴에는 학생이 많다 보니 방학이 끝나는 9/1에 맞춰서 집주인들이 계약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집들이 9/1부터 계약이 시작(즉 8/31까지 계약 완료)된다. 그러다보니 보스턴 전체가 마치 9/1이 되면 모두 이사를 하는 '이사대란'이 펼쳐진다. 9/1 전후의 주말은 거의 전쟁터를 방불한다. 거리에 버려놓은 가구들이 쓰레기처럼 널려있고, 여기저기 화물차들이 움직이고, 도로는 이사하려는 차들로 가득 막히고.. 9/1 전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집을 구해서 미리 settle down 하는 것 만큼 편하게 이사하는 건 없는거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사중인 사람들.. 대충 이렇게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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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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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4 00:24

    음...난 이사...하면 보자기들이 좀 떠오르는데, 그래도 깔끔해 뵈는구뇽^^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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