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통령 선거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신문지 상을 뜨겁게 달구는 기사가 있다..
그것은 "反美'라는 글자이다..

동계올림픽 금메달..
F-15K 선정 시비..
그리고..
두 여중생의 억울한 희생..

2002년에만 일어난 굵직 굵직한 사건으로..
6월에 빨간물결로 뒤덮였던 시청앞 광장이..
이번에는 촛불물결로 뒤덮였다..

한미연합사라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매일 미군을 보고 있는 나로서..
요즘 사태에 대해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군철수는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정치인들의 미사여구와 비슷하게 들릴수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미군철수는 도움이 안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미시위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역사는 19세기 말 미국의 통상요구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깊은 관계를 맺은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일 것이다. 미국이 뭐라 구실을 붙이든지 간에 '자유주의 수호' '민주주의의 정착'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한반도에, 나아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남한에 진주한 것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이어 일어난 6.25를 통해서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게 되고 그 영향으로 한국의 모든 군사조직과 체계는 다 미군의 것을 따르게 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 미군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군사정권을 지지하며 도와줬고, 한국의 인권과 민주화와는 전혀 상관없이 베트남 참전에까지 유도한다. 6,70년대를 통해서 미국은 한국을 잘 조종하게 된다. 하지만, 핵개발로 인해서 한미관계에 금이 가지만 박대통령의 급사와 친미군부세력의 재집권등을 통해 다시 굳건한 동맹관계를 맺게 된다. '반공' 이데올로기를 통한 군사정권의 철통통치속에 미국에 반대하는 것은 곧 북한에 동조하는 것인양 여겨지게 되었으며, 반미라는 단어는 친북 빨갱이들이나 부르짖는 것 처럼 되어버린 것이 사실이다.

 90년대, 탈냉전 이후 미국은 냉전시대의 대립적 군사대결보다는 실리적 경제이익을 바탕으로한 모든 정치적 결정을 내림을 통해서 전세계의 분쟁을 효과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세계적 안보체계를 만들게 되고, 걸프전쟁과 같은 전세계의 동의를 얻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하지만, 미국의 거만한 태도와 자기 방식대로의 세계질서는 많은 국가들의 반대를 사게되고 결국 9.11 사태를 통해서 미국은 '내편'과 '적'의 구분을 명확히 짓게 된다.

 여기까지가 현대 미국의 세계 및 한반도 영향확대 역사라 할 수 있다.

 한국은 90년대까지만해도 미국의 말을 순순히 잘 따르는 온순한 국가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많은 시민단체들과 미군에 의한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미국=우리를 지켜주는 좋은 나라'라는 등식이 점점 깨지고, 냉전이 해체됨에 따른 미국의 영향배제를 부르짖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어 여러 부문에서 예전보다 한국을 다루기가 힘든 상황이다. 그것은 이번 SOFA개정에서도 나타났고 예전처럼 미국 멋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연합사에 미군과 근무하면서 느끼는 점은 미군에게는 자신들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과 그에 따르는 거만함이 곁들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미군이 나쁘다고 말하는것은 아니지만 알게모르게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나의 잠재된 열등감일 수도 있겠지만..) 영내를 벗어나고서도 '미국에서는 안 그런다'며 한국의 교통규칙을 쉽사리 어기는 미군의 모습을 자주 보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다. 물론 한국에 전입오는 병사들에 대한 한국문화교육이 잘 안되있다는 제도적 문제점을 들 수도 있겠지만, 미군이 가장 기피하는 해외 근무지가 한국인 점을 보면 미군이 한국에 갖는 인식이 먼저 '후진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미군들의 시설을 개선해주는 방안에는 찬성한다)

 요즘 신문에서 심심찮에 볼 수 있는 미군들의 범죄행위나 행패 등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친미보수언론들에 가리워 매스컴을 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SOFA의 불평등한 조약때문에 더더욱 가려지기도 했었겠지만 말이다. 이런 범죄행위와 행패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심리적인 법적 안정감 때문일 가능성도 꽤 있다고 생각된다. 어느 사회나 범죄가 있기는 하지만, 범죄에 대한 벌을 주는 사람이 자기와 친한, 즉 자기에게 우호적으로 행동을 해준다면 범죄를 일으킬때 갖게되는 RISK가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완전한 SOFA개정은 당연한 것이며, 그것에 관해서는 미국이 어떠한 변명을 들 수가 없다. 미국이 SOFA의 완전한 개정을 내세우지 않는 것은 너무 많은 장병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국의 명예를 실추시킬 것 같은 생각이 들기에.. 그리고 이전에 싱가포르에서 태형을 내렸을때 '야만적인 행위'라고 몰아붙였던 것 처럼 아시아 국가에서 형벌을 받는 것은 비인권적이라는 인종차별적 생각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중생의 가해자 없는 죽음이 이와같이 큰 파장을 몰고 올줄은 몰랐을 것이다. 한국을 이전과 같이 평가해서 사고를 일으킨 병사들에게 무죄판결을 내렸을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공무상 과실로 책임을 묻고 집행유예를 내렸었어도 이와같이 전 국민적 항의를 이끌어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것도 잘못이기는 하지만, 한국인들의 내재된 친미감정을 토대로 생각하면 집행유예였으면 '미군이니까..'하는 마음에 아마 몇번 항의하고 끝났을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은 한국을 조금이나마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었을 것이며 약간은 놀랐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반미시위를 찬성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반미시위는 한미동맹을 위협하는 행동이며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이러한 반미시위와 당당한 입장제시가 한미관계를 더욱 '정상적'인 동맹관계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그 말은, 우리 국민이 억울하게 죽는 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묻혀도 된다는 이상야릇한 논리를 성립시켜주게 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민주국가에서 이런 논리가 성립된다는 사실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예전 군사독재때 빈번하게 일어나던 일이 아닌가..)

 반미시위를 찬성하고 미국에 당당한 소리를 내는 것은 두손을 들고 환영하며 찬성하지만 '미군 철수' 문제 만큼은 찬성하기가 힘들다. 군대에 있기에 더욱더 찬성하기 힘들기도 한데, 우리나라 군 편성, 조직, 작전 등 모든 부분이 미국과의 연합을 바탕으로 깔려있기에 미군철수는 솔직히 큰 해를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F-15K 선정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정치적인 입김이 있었기도 하겠지만, 라팔을 샀을 경우 그에 따르는 엄청난 부가적 경제비용(수리, 시설, 부속품 등등)과 장비체계의 호환 문제 등.. 그 타격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가 모두 지난 7,80년대 동안 우리가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한 결과이기는 하다. 과거의 잘못이 현재에도 발 빼기 힘든 지경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잘못된 구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쩔 수 없지만' 그래야 할 것 같다. 미군이 주둔하므로 얻는 안보적 반사이익이 없을경우 추가되는 엄청난 경제이익을 상쇄시키고도 남기에 '어쩔 수 없지만' 필요한 것 같다. '필요악'이라고 해야할까?

 미군이 주둔할 수 밖에 없기에 더더욱 SOFA 개정과 같은 한국과 미국의 동등한 대우가 필요한 것이며 미군 범죄 방지와 같은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군사적으로 미군의 도움을 받되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상적인 관계 설정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 또한 자신들이 얻는 전략적 이익이 있기에 한국에 있는 것이며 (무기수출, 지정학적 이유 등), 한국 또한 미군 주둔이 필요하기에 허락하는 것이다.

 미국이 없는 가운데 남,북이 대치한다면 정말이지 거의 비슷한 전력이라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북한이 더 우세하고 어떻게 보면 남한이 더 우세한 전력이기는 한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전쟁이 일어나면 모두 몰살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남-북이 대화로 군축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모습을 주위 4강이 가만히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와같은 이유들로 미군 철수 문제는 쉽사리 찬성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나의 바램은 남북이 서로 평화조약을 맺고, 더이상 미군이 필요 없는 환경을 만들어 그때 미군 철수를 부르짖는 것이다.
미국의 오만함과 미군의 범죄는 미군철수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SOFA개정과 미군의 겸손한 태도를 얻어내는 것으로 이어지고, 한반도의 평화가 미군철수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상과 현실.. 그 둘을 조합시키는 것이 가장 힘든 일 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은 이상을 바라보며 최대한 현실적인 수단으로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Posted by Mo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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