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결정은 명분이나 논리보다는, 북핵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감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단히 전략적이고도 현실적인 판단에 기초한 것입니다. 한.미간의 신뢰가 더욱 돈독해질 때, 우리는 북핵 문제의 해결과 북.미 관계의 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노대통령의 3사 졸업 및 임관식 연설)

  세계 모든 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미국이 이라크에 퍼붓는 미사일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50년간의 한,미 동맹의 역사를 흔드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이라크전 파병'문제이다.

  명분이나 논리보다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파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과, 유엔의 동의를 얻지 않은 명분없는 침략적 전쟁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파병반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현실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현재 어느편에 서 있다고 말하기가 힘들다. 양쪽 의견이 모두 일리있는 말이며, 크리스챤으로서의 고민과, 지식인으로서의 고민을 모두 포함할때 내 머릿 속은 더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리고, 이번 미국의 전쟁이 잘못된 전쟁이라는 점은 당당히 주장할 수 있으며, 이 전쟁이 '이라크의 자유'를 가져오지 않을 뿐더러, 미국이 '이라크의 자유'를 위해 싸워도 된다는 허가를 누구도 내린 적이 없다. 즉, 이번 전쟁은 침략전쟁임이 분명하고, 석유, 군수물자, 지정학적 이익, 정치적 계산 등이 포함된 어디까지나 부시 행정부를 위한 전쟁임은 부인할 수 없기에, 이 전쟁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한다.

  하지만, 전쟁은 이미 일어난 것이 사실이다.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지지 않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 되는 양상을 띄는 동시에 미국은 우리에게 계속적인 파병 요구를 해오고 있다. 전쟁 전, 터키 의회는 미군의 주둔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려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놀라운 결정이 나올 수 있을까?

  나라의 지도자의 입장에 서면, 명분과 실리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혼자 있다면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내용도, 나라 전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장하기 전에 몇번이고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 내 생각에 노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의 위치에 있지 않고, 변호사나 정치인 신분이었다면 '파병 반대'를 외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도자의 위치에서의 선택은 괴로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내 입장의 가닥을 이렇게 정리한다. '파병을 안했으면 좋겠지만, 할 수 밖에 없다'는 필요악의 논리로 파병을 찬성하려 한다. '파병=전쟁찬성'의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이 결정을 내린다. '파병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파병은 침략적 전쟁을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공병부대와 의무부대 파병에 한정을 둔 결정은 결코 침략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의무부대의 파견으로 부상당한 병사를 치료하고 다친 민간인들을 치료한다면 그것이 작게나마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닐까?

  민주주의는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정치에 반영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국민 여론에 의해서 조종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국민들이 '파병 반대'를 외친다 하지만, 선거에 의해 선출된 국민의 대표들이 나라를 위한 생각을 했을 경우 국민의 뜻에 다르다면 소신있는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민주주의의 길이다. 파병 찬성을 하는 국회의원들과 대통령이 극우 보수 꼴통이어서 찬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물론 그중에 있기는 하겠지만..) 많은 고민과 결정 끝에 내린 선택임을 국민들이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미 동맹 때문에 파견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은 나에게 많은 아쉬움을 준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은 현실이다. 한,미 연합의 현실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내가 봤을때, 아쉽지만 미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단순한 명분과 자존심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또한 사실이다. '반미'의 소리 내는 것 좋다. 이런 소리가 묻혀있던 과거에 비해서는 훨씬 진보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을 바탕에 둔 미래를 생각했을때 우리의 결정은 미국과의 동조가 될 수 밖에 없다.

  전쟁을 반대한다. 우리가 반대하는 전쟁에 우리의 미래를 생각했을때, 그리고 이라크의 전후 처리와 부상당한 병사들 민간인들을 고려하여 보내지는 700여명의 공병,의무부대 파병에는 찬성할 수 밖에 없다. 또다른 피의 바람이 한반도에 없기를 바라며..

Posted by MokaHoliC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8/08/05 10:52

    내가 노대통령을 좋아하진 않지만...파병을 하기로 한건 잘한 거 같아...속으로 많이 괴로울 거야.. 2003-04-03 14:08:26

  2. 2008/08/05 10:52

    파병을 찬성한다고 적은 제 마음도 괴롭습니다.. 2003-04-04 03:49:01

  3. 2008/08/05 10:52

    어떻게 되었든..이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면안되겠지...목정환 말뚝박을라...-_-;; 2003-04-05 16:32:36

  4. 2008/08/05 10:52

    머..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다지 노대통령이 고민하거나 괴로워하진 않은거 같다. 그도 사실상 보수정치인이니;;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있는 문제지만.. 떱 2003-04-09 10:5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