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첫 학기가 끝났다.
기대반 걱정반 + 두려움으로 시작했던 한 학기..
배운 것도.. 얻은 것도.. 잃은 것도 많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확실히 한국에서의 공부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유학 먼저 온 친구가 그랬듯이.. "원 없이 공부했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도서관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고..
친숙한 책들과 함께 한 시간이 정말 많았다. (e.g MGW, Walsh.. )
이렇게 얘기하면 공부 엄청 열심히 한 줄 알겠지만, 막상 또 그렇지는 않다.
이러면서도 충분히 게을렀고, 항상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극을 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깨닫기에는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유학와서 공부를 하며 깨달은 몇 가지 사실이 있다.
1. 경제학은 Story이다.
어려운 말로 하면 뭐.. 이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text에 나오는 모든 chapter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 이야기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model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경제학을 사용하는데 수학이 도구로 쓰인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많이 사라졌다. (변절자라 불러도 좋다.)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언어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수학이라는 언어를 사용한 것이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기 위한 설득의 방법으로 '수학적 증명'을 사용하는 것 뿐이다.
특히, Micro 첫 부분인 Preference & Utility 부분을 정말 꼼꼼히 배웠던 것은 (너무 어렵기도 했지만) 은근 흥미롭기도 했다. 기존에 대충 이해만 하고 수학으로 인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반기(?)를 들었던 나에게 은근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그렇다고 100% 설득 당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여겨졌고, 특히 촘촘한 구성과 논리 전개는 정말 대단하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Decision Theory에 매력을 느끼나보다. 심리학자들과의 공동 연구를 하면 정말 흥미로운 결과들을 얻어낼 수 있을 듯 싶다.
2. 적어야 남는다. 그래서 기억한다.
성격상 책에 글을 적거나, 노트정리를 한 노트에 덧글을 다는 것을 매우 싫어했으나, 유학와서 나의 결벽증(?)을 조금 무너뜨렸다. Line by line 넘어가는 이유, 논리, 내가 이해한 방법 등을 적어놓지 않으면 두번 세번 봐도 똑같은데서 계속 막히는 것을 보았다. 단기암기력은 좋으나 장기암기력이 딸리는 나에게는 매우 필요한 방법이다. Post-it이 큰 도움을 줄수 있으나, Post-it이 너덜너덜 한 것은 아직 내 결벽증이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샤프로 적어두는 정도에서 만족하려고 한다.
3. 미루면 죽는다.
이게 한국에서 공부했던 것과의 가장 큰 차이였다. 한국에서는 1주, 아니 심지어 2~3주가 밀려도 맘 잡고 며칠이면 다 따라갈 수 있었다. 근데 여기선 꿈도 못 꾼다. 2~3일만 밀려도 이건 쓰나미처럼 다른 내용들이 쏟아진다. 솔직히 한국을 떠날때는 미국에서 예.복습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당차게 가지고 시작했으나, 예습할 시간은 꿈에도 꾸지 못할 정도로 복습하기에 급급했다. 2학기때는 과연 할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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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강의 평가
[MICROECONOMICS]
Jawwad Noor (A-)
MWG Ch.1~6을 가리쳤다. 정확히 말하면 Preference, Choice, Utility, Walasian Demand, and Uncertainty..
설명도 깔끔했고, 매우 친절했다. 본인이 Decision Theory를 전공해서인지, 완전 Ch.1을 '집중'해서 가르쳤다. (나에게는 유익했던 것 같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흔히들 경제학 하면 생각하는 Welfare 부분은 아예 건너뛰고 Aggregate 부분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넘어갔다. 선택과 집중에 능했던 것 같다. 체계적인 노트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논리적인 이해에 있어서 조금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간고사 재시험의 파동은 아마 최악의 실수로 기억될 듯 싶다.
Larry Epstein (A0)
MWG 15,16,17,19, General Equilibrium, Existence of Equilibrium, and Uncertainty를 가르쳤다. 설명의 달인이자, 꼼꼼한 노트필기를 칠판에 이쁘게 적어주는 친절함.. 강의에 있어서 특별한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꼼꼼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Larry의 스타일인 것 같기는 하지만, 수업시간 중간중간에 내주는 exercise는 단순한 숙제가 아닌 향후 강의를 위해 필요한 부분을 미리 공부케 하는 방편이었는지라 매우 도움이 되었다. (내가 꼼꼼히 다 안 풀어서 문제였을 뿐..) 특히 Ch. 19, Uncertainty, Asset pricing을 정말 꼼꼼하게 가르쳤는데, 흥미있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시험을 본 뒤 확실하게 정을 떼버린 field가 되었다.
[MACROECONOMICS]
Robert King (B0)
기본적인 Macroeconomics의 foundation을 가르쳤다. Bellman, Growth Model, Equlibrium Solution, RBC 등..
솔직히 '대가'이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들은게 사실이지만 강의는 형편 없었다. Macro 수업을 ppt로 하는 파격을 선보이지를 않나, 수업시간 내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혼자서 중얼대는 강의.. 정말이지 한국에서 Macro를 듣고 왔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큰일날 뻔 했다. 게다가 시험문제의 테러까지.. 쩝.. 솔직히 말해서 이 수업에서 남는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아쉽기도 하다..
Adrien Verdelhan (A-)
Monetary Macro를 가르쳤다. 수업시간 설명도 친절했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일일이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해줬기에 매우 친학생적인 강의였던 것 같다. 내가 이 부분을 잘 몰랐더라면 최고의 수업이었겠지만, 이미 한국에서 field 수업을 듣고 온지라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던 수업이었다. 하지만, 악명 그대로 시험문제는 paper에 있는 model을 내는 무지막지함을 이번에도 일관되게 보여준지라, 할 말이 없게 만들었다.. 조금 속도를 내서 더 많은 topic을 커버해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있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Mathmatics for Economists]
Larry Epstein (A+)
최고였다. 한국에서 왜 수학 수업을 듣고 왔을까 싶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을 깊이 있는 설명으로 깔끔하게 정리해서 알려주는 최고의 수업이었다. 아는 부분을 들어도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다룬 Topic은 metric space, fixed point theorem, correspondence, bellman equation, convexity, seperating hyperplain theorem 등.. 내가 수학만 잘하면 수리경제학을 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흥미를 유발시켜주는 좋은 수업이었다. good..
[Advanced Statistics]
Ivan Fernandez-Val (A0)
Mathmatical Statistics 부분을 다뤘다. 마지막에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Asymptotic Theory part와 Hypothesis Test 부분을 시간이 없는 관계로 쭉쭉 진도를 뺀 것 말고는 차근차근 꼼꼼하게 잘 다뤄준 것 같다. 신기한 억양의 소유자였기에 발음을 알아듣는데 매우 어려웠고,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서야 조금 친숙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수업 시간 중간 중간 뭔가 학생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매우 좋은 노트를 가지고 있어서 이 노트는 충분히 계속 참고 할 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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