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며.. 정리하며.. 사랑하며..

-유학 준비에 뿌리박는 영성^^-

 

 

인생에서 익숙함과의 이별은 우리에게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져다 준다.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푼 설렘과 동경은 우리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반면,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우리의 안정에 대한 욕구와 대치되어 두려움에 고민하게 한다.

이제 미국으로 유학의 길에 오르는 나에게 하나님께서 익숙함과의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주신 keyword는 영성이었다. 외국에서 생활했던 경험도 있었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나에게 낯설지도 않았지만, 익숙했던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떠남을 준비하는 과정은 이전의 그 어떤 경험과는 다른 새롭고 실질적인 차원의 영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떠나라! 믿음으로..

 떠나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아브라함이다. 아브라함의 이야기에 익숙해서였을까? 아브라함의 떠남은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셨으면 당연히 쉽게 훌훌 털고 갈 수 있었겠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실질적으로 가장 먼저 닥친 상황은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선택한 유학의 길이었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부분이 있음을 분명히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제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는 급격히 불안해졌다.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 드는 생각은 바로 불신이었다. ‘하나님께서 정말 원하시는 길일까?’, ‘실패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등의 불신으로 가득한 내 머릿속은 건강한 일상 생활마저 무너뜨리고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한 나날만을 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내가 구한 것은 더 확실한 하나님의 sign이었다. 나를 책임지시겠다는 보증수표를 내 눈 앞에 보여주셔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이런 내 자신을 보며 광야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생각났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약속해주시며 애굽을 떠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 만나와 메추라기로 항상 매일의 삶을 책임져 주신 하나님.. 물이 필요할 때 물을 주시며, 전쟁이 있을 때 함께 싸워주신 하나님.. 이스라엘 백성은 이런 하나님 앞에서 애굽이 좋았다고 불평을 했으며, 믿음 없는 정탐꾼들은 가나안에 우리는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낙심하였다. 항상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며 바보 같다. 왜 저렇게 믿음이 없을까?’라고 비웃었는데, 막상 내 모습이 그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홍해가 갈라지는 것과 같은 하나님의 기적을 나에게 아무리 보여주신다고 해도 믿음이 없으면 기적은 그냥 한번의 이벤트에 불과할 뿐이다. Sign을 주시지 않는 하나님이 문제가 아니라, 믿음 없는 내가 문제였다.

 

그래서 아브라함이 왜 믿음의 조상으로 칭송 받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미래를 알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아무런 sign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씀 따라 순종하여 자신의 고향을 떠난 아브라함.. 이러한 믿음의 사람을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찾고 계시지 않을까..

 

 

정리하라! 가볍게..

삶을 정리한다라는 말은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이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요즘 내 심정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는 듯 하다. 가장 먼저 정리하게 되는 내 삶의 영역은 소유물, 즉 짐이었다. 떠남을 준비하기 위해 조금씩 짐 정리를 하면서 내가 정말 많은 것을 가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내 삶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가지고 또는 누리고 살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면서 소유의 만족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소비를 권장하다 못해 강요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수 많은 제품들이 광고를 통해 자기를 사달라고 외치고 있다. 그 제품 없이도 충분히 만족하며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우리에게 그 제품이 꼭 필요한 제품이라고 세뇌시킨다. 세뇌 당한 우리는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며 계속 더 많은 것을 쌓으며 살고 있다. 이것이 풍요의 시대의 모습이다. 풍요 그 자체가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풍요는 우리의 순종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딤전 6:6~8)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떠나는 것을 싫어하기 나름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 곳이 나에게 만족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만족의 근원은 하나님이셔야만 한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주인에게서 내 만족을 찾게 되는 순간, 부자 청년이 예수님을 따르지 못했던 것처럼 온유하지 못하게 되며 순종에 저항하게 된다. 나아가 남을 위해 베푸는 삶 자체도 힘들어진다. 왜냐하면 나의 만족감을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짐을 줄이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다음 번 이사를 할 때에는 이전보다 짐이 줄어서 가볍게 움직일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의 짐을 늘리기 보다는 하늘에 짐을 쌓아두는 나눔을 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행동이라 생각한다. 이 땅에서의 짐은 다 놓고 가야 하지만, 하늘의 짐은 영원토록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떠나라라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영적 유목민으로 살기 위해서는 기동성이 생명이다. 내 것을 챙기느라 꾸물대다 보면 결국 롯의 아내처럼 뒤를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실천하라! 사랑으로..

대학부를 떠나며 가장 아쉬운 점은 대학부 내에서의 사역과 훈련에만 시간을 많이 쏟았던 것이다. 대학부 8년 반의 시간을 되돌아 보면 제자훈련, 수련회, 행정팀, 리더, 간사 등 내 자신이나 대학부 안에서의 활동에 치중되어 있는 것을 본다. 이는 오랜 교회 생활로 교회 내에서의 활동이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섬김이 나쁘다거나 덜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영성의 기본이자 공동체를 세우는 매우 중요한 핵심활동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이웃사랑, 통일선교, 전도와 같이 대학부 밖의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사역들과 균형을 잡지 못했음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나도 수 차례 밖으로 나가는 사역을 하고자 시도를 해 보았다. 공부방에도 가보고, 노방전도도 해보고, 고아원에도 가보고.. 하지만, 그것이 계속 되지는 못했다. 도리어 해야 한다고 말은 많이 했다. 왜 계속 하지 못했을까? 말만 하게 되었을까?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위와 같이 밖으로 나가는 사역을 하기를 꿈꾸고, 그 사역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구제나 선교사역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더 멋져 보이고 테레사 수녀에게서 느끼는 것과 같은 깊이 있는 영성이 느껴지곤 해서 닮고 싶어 한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물질, 그리고 헌신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기에 실제 실천으로 옮겨지는 경우는 드물다. 아무래도 편안한 교회 속이 아닌 실제 세상에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SLA(사랑 리더십 아카데미)를 통해서 실천하는 신앙에 대해 많이 묵상하게 되었다. 오랜 신앙생활로 인해 말씀의 내용은 잘 알고 수 천편이 넘는 설교도 들었지만 삶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이 항상 역동적으로 느껴지거나 신앙이 쑥쑥 자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천의 여부에 그 답이 있는 것 같다.

대학부에서 몇 주간 함께 묵상한 팔복의 경우 천국이 마음이 가난한 자의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설교를 통해서 마음의 가난함이 무엇인지도 알고 천국이 어떤 것인지도 알았다. 그렇다면 마음의 가난함을 실천해서 정말 우리의 삶에서 천국이 경험되는 지를 확인해야, 그 말씀이 지금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자 내 삶을 변화시키는 말씀이 되는 것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서 그 명령을 쪼개고 쪼개서 세부적으로 PBS를 해가며 분해하여 묵상한들, 정작 내 삶에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결국 공허한 신앙생활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조금 안다고 해도 아는 만큼 행동하는 것이, 많이 알고 행동하지 않는 것 보다 훨씬 값진 모습이라 생각된다.

 

 

온유(Humbleness),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성실(Integrity) 그리고 영성

위의 세 단어는 나의 핵심가치이다. ‘떠나라라는 말씀에 순종하는 온유함으로, ‘정리하라는 말씀에 하나님만이 내 만족되심을 고백하는 모습으로, ‘행동하라는 말씀에 알고 말하는 것을 행동과 일치시키는 성실함으로 반응하기로 다짐했다. 이 세가지 단어가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대학부 졸업 선물이 아닐까 싶다.

 

영성은 무언가 신비스럽고 황홀한 체험이 아니다. 매일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현실에 뿌리를 둔일상의 연속이다. 단지 그 일상 속에서 임마누엘(하나님의 함께하심)을 경험하느냐가 영성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이다. 유학을 가게 되면서 묵상하게 된 것을 나누어 보았는데, 이 나눔을 통해 우리의 일상 가운데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대학부원들이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에 뿌리를 둔 말씀 묵상 나눔이 대학부 내에서 더 풍성히 나누어져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공동체 내의 모든 사람에게서 서로 확인하고 감사할 수 있는 대학1부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자기 소개

현재 엘더장으로 섬기고 있는 9학년 목정환입니다. 8월초에 미국 Boston University로 유학 가서 경제학 박사(Ph.D) 과정을 할 계획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공의와 사랑이 이 땅에 실현되는 것을 꿈꾸며, 이방의 빛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Blog E-mail을 통해 대학1부 지체들과 계속 교제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www.mokaholic.com / heavenlymok@gmail.com)

 

Posted by Mo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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