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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5 80년대와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를 봤다.
5.18 광주항쟁을 정치적 관점에서 본 것이 아니라, 시민의 관점에서 본 영화..

내가 5.18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은..
부끄럽지만.. MBC '제 5공화국' 드라마에서였다.
물론 5.18이 무엇이고 왜 일어난건지에 대한 개괄적 이해는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배경에 의해서 생긴 사건일인지는 알지 못했다.
(당연한 것이..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사건이니까.. 한 한줄 나오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었다.
이 사건이 왜 일어났고, 배경은 무엇인지.. 그것을 알리고자 했다기 보다는..
당시 광주에 있던 사람들의 관점으로 그 사건을 묘사했다.
그 사람들은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맞아야 하는지,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고 싸웠으니까..
그런 배경에 대한 설명은 배우들의 대사 속에서만 조금 나왔을 뿐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소름끼칠정도로 사실적이었다.
특히나, 김상경, 이요원의 연기는 당시 광주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멋졌다.
이요원이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당황해하며 미안해하는 장면에서는..
죽는 사람이나, 죽이는 사람이나..
왜 죽는지, 왜 죽였는지 알지 못하는.. 광주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

짧은 2시간의 영화에 표현되는 부성애, 모성애, 연인간의 감정, 스승의 사랑, 전우애, 동지애 등..
정말 많은 마음이 얽혀있는 가운데.. 군화에 짓밟히는 광주가 더욱 슬퍼지게 느껴졌다.


80년대..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였을때이지만.
어렴풋한 기억이라도 가지고 있는 마지막 세대로서.. 약간의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의 한 장면 중에.. 애국가가 울려퍼질때 모두들 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이 있다.
그것이 80년대 아닐까..
'나'보다는 '사회'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던 시대의 마지막이 80년대였던거 같다..
90년대의 과도기를 거쳐 지금 2000년대에는 그런 고민이 얼마나 남아있나 싶다.

영어점수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신문 한번 안 읽고 관심 갖지 않는 개인들..
인터넷으로 얻은 얄팍한 사회에 대한 관점으로 깊이 없는 가십거리만 떠들어 대는 개인들..
더 이상 개인의 집합이 사회가 아닌.. 그냥 '개인들'이 되어버린 세상인 것 같다..

데모하며 최루탄에 눈물 흘리던 시대였지만.. 무언가 생각이 있고 낭만이 있던 시대.. 80년대..
80년대의 마지막을 조금이나마 함께 했던 것에 감사해야 할까..
영화를 보며 잠시 감사하게 되었다..


"광주 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
이 외침이.. 이제는 이벤트가 되어버렸다.
정치인들의 5.18 묘역 참배는 한낱 쇼에 불과하게 되었고...
사과나 반성 보다는 표심 끌기에 사용하게 된 것이 5.18이다..

학살에 대한 반성과 사과 표현은 없이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신군부 세력들..
아직도 '광주사태'라고 표현하며 무의식적으로라도 그때의 상황을 정당화 하는 사람들..
당시 편향된 보도에 대해 한마디의 사과도 없는 뻔뻔한 국내 Major 신문 언론사들..
전라도 사람이 한 것은 뭐든 맘에 안 드는, 그리고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일부 경상도 사람들..
광복절인 오늘..
이들의 태도를 보면.. 왜 일본의 현 태도와 똑같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영화 관람객 수가 518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D-War에 관한 논쟁 때문에 5.18에 대한 논의가 묻힌 것이 너무나도 아쉽지만..
그래도 이 영화 만큼은 잘 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보고 느끼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잠시라도 80년대로 돌아가길..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옆에서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했다.
"이거 너무 한쪽 얘기만 하는거 같네."
대한민국 대학생의 역사인식이 현재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하긴.. 그냥 한낱 슬픈 영화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것보다는 그나마 낫다. 생각이라도 했으니까..

영화를 본 곳은 신기하게도 대학로였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눈에 보이는 수 많은 음식점의 네온사인과 술집들..
2~30년전.. 눈물 흘리며 투쟁하고 책 읽으며 고민했던 대학생의 낭만은 사라지고..
지금 대학로에는 온갖 기업들의 상술만이 판치고, 머리 속을 텅~ 비어버리게 하는 유흥의 즐거움만 남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억하겠습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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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k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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